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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리뷰[방구석 추천]/Books

엄마는 페미니스트 :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 가지 방법 (2017.08,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저/황가한 역)

by 용가리 통뼈 80 2023. 5. 27.

P. 17 “일하는 엄마라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마. 너는 네 일을 사랑하고,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은 네 아이에게도 굉장한 선물이야.” 

P. 18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져. 초보 엄마가 반드시 우는 아이를 달래는 법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니야. 네가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 책을 읽고, 인터넷을 찾아보고, 다른 부모들한테 물어보고, 아니면 그냥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 하지만 무엇보다도 충만한 사람으로 남는 것에 더 신경 써.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 너의 기본적인 욕구들을 채우도록 해. 

P. 20 나는 ‘만능’ 여성에 대한 논쟁에는 관심이 없어. 왜냐하면 그것은 육아와 가사를 여자만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논쟁이기 때문이야. 난 거기에 절대로 반대해. 가사와 육아는 성 중립적이어야 하고, 우리는 여자가 ‘만능’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바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해 

P. 25 내 친구 느와부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애들이 어렸을 때 아내가 떠나 버리는 바람에 자기가 ‘미스터 엄마’가 되었다고. 말인즉슨 매일 아이들을 돌봤다는 뜻이지. 하지만 느와부는 ‘미스터 엄마’였던 게 아니라 그냥 아빠였던 것 뿐이야. 

P. 38 허락은 아주 문제있는 단어야. 권력과 관련돼 있거든. 유사 페미니즘 협회 나이지리아 지부의 회원들은 곧잘 이렇게 말할거야. “여자가 하고싶은대로 하게 내버려 둬. 남편이 허락한다면 말이야” 남편은 교장 선생님이 아니야. 아내는 학생이 아니고. (일방적인) 승낙과 허락은 - 일방적이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지만- 동등한 결혼에서는 절대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말이야. 

P. 39 그는 이렇게 말했어. “명목상으로는 아버지가 우리 집의 결정권자이지만 막후에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건 어머니야.” 그는 자기가 성차별을 반증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주장을 입증해주고 있었어. 왜 ‘막후에서’ 여야만 하지? 여자가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왜 우리는 여자가 권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숨겨야 할까? 

P. 47 언어는 우리의 편견, 믿음, 추측의 저장고야. 하지만 아이한테 그 점을 가르치려면 너부터 네가 쓰는 말에 의구심을 가져야 해. 내 친구는 자기 딸을 절대로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않겠대. 사람들은 좋은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하지만 ‘공주님’에는 여자의 연약함이라든가 그녀를 구하러 올 왕자님 등에 관한 여러 가지 단정이 담겨 있어. 그 친구는 ‘천사’나 ‘별님’을 선호한다더라고.

P. 54 우리는 여자들에게 결혼을 열망하도록 가르치지만 남자애들에게는 결혼을 열망하도록 가르치지 않아. 그러니 시작부터 이미 끔찍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거지. 여자애들은 자라서 결혼에 집착하는 여자가 되고, 남자애들은 자라서 결혼에 집착하지 않는 남자가 돼. 이 여자들이 이 남자들과 결혼을 하지. 이 관계는 자동적으로 불평등할 수밖에 없어. 결혼이라는 제도가 둘 중 한 사람한테만 훨씬 더 중요하니까. 그래서 수많은 결혼에서 여자들이 불공평한 거래를 계속할 수밖에 없기때문에 더 많이 희생하고 모든 손해를 끌어안는다는 사실이 조금도 놀랍지 않은거지. 

P. 57 그러니까 치잘룸에게 정말로 공정한 사회에서는 남자가 결혼때문에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여자도 바꿀 필요가 없다고 가르쳐. 

P. 61 네 딸에게는 절대 이런 부담을 주지 마. 우리는 여자애들에게 호감형이 되라고, 착한 애가 되라고, 속마음을 숨기라고 가르쳐. 남자애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지. 이건 위험해. 많은 성범죄자들이 이 점을 악용해 왔어. 많은 여자애들이 성폭력을 당했을 때에도 착한 애가 되고 싶어서 침묵을 지켜. 많은 여자애들이 자신을 해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굴기위해 애쓰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해. 많은 여자애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의 ‘기분’을 배려해. 이것이 호감형 추구의 끔찍한 결과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숨도 마음껏 내쉬지 못하는 여자들로 가득해. 그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남들에게 호감을 사기위해 정해진 모양에 자신을 욱여넣으라고 배워왔기 때문이야. 

P. 74 절대로 아이의 외모와 도덕성을 연결짓지 마. 짧은 치마가 ‘부도덕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마. 옷 입기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취향과 매력의 문제라고 가르쳐. 너랑 치잘룸이 그 애가 입고 싶어하는 옷에 대해 의견이 충돌했을 때 너희 엄마가 그러셨듯이 ‘창녀같아 보인다.’는 것 같은 말은 절대 하지 마. 그 대신 “그 옷은 저 옷만큼 너한테 잘 어울리지 않아.” 또는 “저 옷만큼 잘 맞지 않아.” 또는 “저 옷만큼 매력적이지 않아”또는 그냥 “ 안 예뻐.”라고 말해. 하지만 절대 ‘부도덕하다.’는 말은 하지 마. 왜냐하면 옷은 도덕성과 절대적으로 아무런 관련도 없으니까. 

P. 83 그러니까 치잘룸에게 생물학은 흥미롭고 매력적인 학문이지만 사회규범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로는 절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쳐. 사회규범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고, 결코 바꿀 수 없는 사회규범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P. 93 사랑한다는 것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받기도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이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여자애들한테 삶의 방식에 대한 암묵적인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야. 여자애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대부분 자기희생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가르치지. 남자애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 치잘룸한테 사랑을 하려면 감정적인 면에서는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줘야하지만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가르쳐.